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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ing posts from December, 2006

제5차 6자회담 2단계회의는 "가장 빠른 기회"에 차기 회의를 갖기로 회담 참가국들이 합의했다는 데에 방점을 찍은 의장성명만을 남긴 채 지난 주말부터 휴회에 들어갔다. 휴회를 선포하기 위한 회의진행이었을까?

이번 회의는 "방코 델타 아시아"를 통한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해제문제로 시종하였다. 물론 이 문제는 6자회담의 기본의제가 아니다. 그것은 6자회담의 재개와 진행에 필요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말이 6자회담이지 사실상 북, 미 양자담판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금융제재를 가한 것은 미국이고 받은 것은 북이기에 금융제재를 푸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담판이 북과 미국 사이에서 주로 진행됐고 그외 참가국들은 북, 미 사이의 담판 결과에 따라 자기 보따리를 풀어놓게 되어 있었다.

북, 미 사이의 담판 결과가 신통하지 않으므로 이번 6자회담도 신통한 게 없을 것임은 물론이었다. 북은 "선금융제재해제 후6자회담진행"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미국은 "선금융제재해제"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보는 바와 같이 6자회담의 걸림돌은, 북의 표현에 따르면,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인 금융제재이다. 금융제재의 장벽이 철거되지 않는 한 6자회담의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전망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6자회담의 진행을 방해하는 걸림돌로서 당장에 부각되고 있는 것은 "방코 델타 아시아" 금융제재 문제이지만 명년 봄에 최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예고된 "한미연합전시증원(RSOI)연습"이야말로 6자회담의 파국을 초래할만한 걸림돌로서 잠복하고 있다.

공개적인 핵시험을 단행하여 핵무기보유국이라는 사실을 세상에 알린 북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는 전쟁연습이란 과연 이성적인 것일까?

12월 18일 월요일 아침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가 북경에서 막을 올렸다. 회의장 모습은 지난 회의들의 모습과는 별 다른 게 없지만 북핵실험이라는 그간의 변화가 회의장 분위기를 압도하는 듯 하다.

2009년 9월 19일에 채택한 공동성명 속에 들어있는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한반도비핵화를 평화적으로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6자회담이 열리는 것은 2005년 11월 이래 13달여만이고 2006년 10월 9일 북핵실험으로부터는 2달여만의 일이다.

한, 미, 일 3국은 북핵실험과 6자회담재개 사이의 시간대에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내 강조하였다. 핵무기보유국으로 인정되지 않는 북을 성원국으로 하여 북핵철폐를 이끌어내기 위한 6자회담이 도대체 성립부터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성립은 그렇다치고 결과는 무엇일까?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의 뜻일진대 이것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일까? 북에게는 핵무기가 없다는 뜻일까? 이 말은 물론 아닐 것이다. 비록 북이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한들 핵구락부(nuclear club)의 어엿한 성원으로는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북을 핵구락부성원 내지 핵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 일본, 타이완, 필리핀 등에 대해 핵무장을 꿈꾸지 말며 비핵보유국으로 지내되 미국의 핵우산을 쓰고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북핵실험 직후 펼쳐진 라이스 미국무장관 대외활동의 골자일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의 내노라 하는 정치가, 정객들이 라이스의 면전에서 비핵보유의 맹약을 다졌다. 그리고나서는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교성을 내놓았다.

핵국 위선의 상징인 핵구락부에서 회장이라고도 할만한 미국이 이처럼 오묘한 섭리를 현시하는 것은 어찌보면 인정할만 하다. 위선의 명과 실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과 일본이 이같은 입장을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확인하는 것은 허전하기만 하다.

역사상 피식민지, 종주국이라는 신분차별은 현실상 …